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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인의 한자공부는? 덧글 0 | 조회 967 | 2008-06-04 00:00:00
LBH교육연구소  

▣대학인의 한자공부는?▣

 

 

  요즘 대학생들이 한자 학습 필요성을 전혀 모르는 것이 아님은 K대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대학에서는 몇 해 전부터 ‘생활한자’란 교양 과목을 개설하고 있는데, 수강생이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성과 사회’ 같은 교양 과목은 개설 첫 학기에는 1000명 이상에 달하였다가 갈수록 수강생이 줄어들어 드는 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한 교수가 학생들의 수강 동기에 대하여 물어 보았더니, ‘성과 사회’ 같은 과목은 호기심에서 들어보았으나 결과적으로 얻는 것이 별로 없는 반면에, 한자 과목은 무언가 남는 것이 있고, 취직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렇듯, 대학인의 한자 교양과 그 필요성에 대하여는 많은 대학생들도 익히 잘 알고 있으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잘못된 인식과 착각으로 인하여 그 필요성을 망각하고 있기에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간단히 설명해 보기로 하겠다.  


  한자말에 관한 한 큰 착각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있다. 즉, 어떤 단어를 읽을 줄만 알면 된다고 여기는 잘못이 그것이다. ‘結社’ 대신에 ‘결사’라 쓴 것은 ‘forming an association’ 대신에 ‘포밍 언 어소시에이션’이라 쓴 것과 무슨 차이가 있다는 말인가. ‘결사’란 표기법만으로는 우리말 어휘력을 늘리기 어렵다는 사실은 ‘포밍 언 어소시에이션’라는 표기법으로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결사’를 ‘結社’라 쓸 수 있다면, ‘결성’(結成)·‘집결’(集結)·‘사회’(社會)·‘회사’(會社)·‘단체’(團體) 같은 단어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쉽게 익힐 수 있고, ‘結社’가 ‘단체 결성’을 의미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게 되는 장점이 있다. 물론, ‘결사’(決死)·‘결사’(訣辭)·‘결사’(結辭) 등과의 의미 차이를 분명하게 알자면 한자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말 우리글에 대한 실력이 결국은 어휘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고급 수준의 영어가 최종적으로는 영어 단어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과 같다. 이미 상식화되어 있듯이, 우리말 어휘의 70~80%가 한자말이다. 더구나 법학·의학·수학·경제학 등의 각종 학술 분야의 고유 용어들은 90% 이상이 한자말이다. ‘한자말’이란 한자를 대입시키면 그 뜻을 분명히 알 수 있게 되는 그런 단어(word)를 말한다. 


  한자 공부의 필요성은 우리말 사전, 즉 국어 사전을 한 번 뒤적여 보면 누구나 금방 알 수 있다. 국어 사전이 수 십 종에 달하고 있지만, 의미 풀이에 있어서 한자에 의존하지 않고 있는 사전은 단 한 권도 없다. 이러한 사실은, 한자 지식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좋은 예다.  ‘사사’라고 발음되는 우리말 단어는 총 30개에 달한다(예, 師事·賜死·邪辭 등). 이렇듯 수없이 많은 同音異義語(동음이의어)들에 대하여 한자에 의존하지 않고 그 의미 차이를 밝혀 낸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어렵다는 단 한 가지 이유에서 한자 공부를 싫어하는 대학생들도 있다. 그렇다면, 취직하기 어렵다고 해서 취직 공부를 하지 않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으랴! 앞에서도 보았듯이, ‘山’과 ‘mountain’을 비교해 보면 한자 공부가 어려운 것만은 결코 아니다. 어렵다고 여기는 마음가짐이 문제일 따름이다. 중국 송나라의 대문호(大文豪)인 소동파(蘇東坡)는 <범경인묘지명>(范景仁墓誌銘)에서 “事當論其是非, 不當問其難易”(사당론기시비, 부당문기난이)란 글을 남겼다. 우리말로 옮겨보면 이런 말이다. “일을 함에 있어 옳고 그름은 반드시 따져 보아야 하지만, 일의 어려움과 쉬움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야 한다”. 젊은이의 진정한 용기와 그 장래성은 어려움을 甘受(감수)하는 것에 의해 좌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