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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만세!” 덧글 0 | 조회 876 | 2008-06-04 00:00:00
LBH교육연구소  

 ▣“할아버지 만세!”▣

 

 

  <생활한자> 칼럼을 담당하면서 전국의 할아버님들께로부터 격려와 감사의 전화를 자주 받게 된다. 강의 준비나 논문 쓰기 등등으로 한 참 몰두해 있을 때, “따르릉! 따르릉…”하고 울리는 전화 벨 소리가 조금은 성가시지만, 그 사연인 즉은 무엇에도 비견할 수 없는 큰 힘이 되곤 한다. 이른바, ‘즐거운 비명’이 그런 일인가 보다.


  “보이소! 전 교수님 계싱교?”
  “접니다. 말씀하십시오”
  “비서가 엄능교? 우째 교수님이 직접 받습니까? 그건 그렇고, 교수님 목소리를 직접 들으니 감개가 무량합네다. ……”


   한 지방에서 걸려온 그 전화의 사연인 즉은 이랬다. 7년 전부터 <생활한자> 칼럼을 1회분부터 지금까지 ??? 700여 회를 하루도 빠짐없이 오려서 스크랩하고 있다는 말씀. 매일 두 글자씩에 대한 설명을 낮에 잘 보아 두었다가 저녁에는 초등학교 5학년 짜리 손자와 중학교 1학년 짜리 손녀에게 가르쳐 주고 몇 번씩 반복해서 써보게 한다는 이야기. 이제는 손자가 중학생 손녀가 고등학생이 되었는데, 그 이후로 모든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는 자랑. 과외 공부보다 더 효과적이라며 아들은 물론이고 특히 며느리가 좋아라 야단이며, 용돈을 대폭 올려서 그것도 매우 정성스럽게 준다는 자랑. 그 돈으로 손자 손녀에게 과자를 더 많이 사주니 손자 손녀는 또 더욱 더 좋아한다는, 등등의 말씀을 끝없이 이어나가셨다. 그러한 즐거움에 젖다 보니, 야속(?)하게도 먼저 간 “할망구” 생각이 잊혀진다는 이야기를 듣는 대목에서는 눈시울이 적셔 지기도 했다. 그리고는, 급수 시험 대비하기 좋도록 그러한 한자 설명을 책으로 엮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으로 전화기를 놓으셨다. 


  이상과 유사한 전화를 1주일에 한 두 번은 꼭 받는다. 어떤 분은 한자 학원을 차리고 싶다고도 했다. 몇 해전에 정년 퇴임한 대전의 한 원로 교수님께서는 아파트 단지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한자 교실을 개설하였는데, <생활한자>난을 오려서 교재로 사용하니 안성맞춤이라고 하셨다. 그러한 전화를 접할 때마다, 매일 글을 써야하는 부담은 더 이상 부담이 아니었고, 기쁨과 환희로 바뀌어갔다. 


  할아버지 할머니나 부모님에게 한자를 배운 아이들은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는 것에 비하여 “+알파”의 효과가 있다. 효심이 저절로 함양되는 것, 뿌리 의식을 지니게 된다는 점, 가문 의식이 생긴다는 점, 예의 바른 사람이 된다는 점, 온 집안 식구가 화목하게 된다는 점, 등등의 이점이 부수적으로 얻어진다. 


  이 땅의 모든 며느님들, 그리고 귀엽고 장한 손자손녀들과 함께 “할아버지 만세!”를 외치고 싶다. 그분들의 萬壽無疆(만수무강) 延年益壽(연년익수)와 더불어 이 땅은 지성의 빛이 더욱 밝아만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