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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진 교수의 논어 명언(4) 덧글 0 | 조회 1,201 | 2008-11-13 00:00:00
LBH교육연구소  
전광진 교수의 논어 명언(4)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을 ‘잘못’이라 한다.
 
過而不改, 是謂過矣
과이불개, 시위과의
 
-《論語》衛靈公篇에 실린 공자 말씀
 
전 광 진 (全廣鎭)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조선일보 <생활한자> 필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잘못’을 범하지 않았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또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일러 ‘잘못’이라 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판단 기준이 있을 수 있다. ≪논어≫ 위령공 편에서 공자는 “잘못[過]을 저지르고도[而] 고치지[改] 않는[不] 것, 그것을[是] 일러[謂] 잘못[過]이라 한다[矣]”고 정의하였다.
‘잘못’과 관련된 공자의 명언은 이것만이 아니다. 학이(學而)편에서는 “잘못을 했으면 고치기를 겁내지 말아야 한다”(過則勿憚改)고 했다. 옹야(雍也) 편에는 “남에게 화풀이하는 일이 없고, 같은 잘못을 거듭하는 일이 없는(不遷怒, 不貳過)” 안회(顔回)를 3천명이나 되는 많은 제자들 가운데 첫 손가락으로 꼽은 이야기가 나온다. 표현은 다르지만 그 깊은 뜻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서양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셰익스피어는 “사람의 잘못은 좀처럼 자신에게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남의 잘못은 금방 알면서도 자기 자신의 잘못은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영국에도 많았던가 보다. 당나라 때의 대문장가 한유(韓愈)가 “세속의 사람들은 귀가 있어도 스스로 제 잘못을 듣지 않으려 한다”(俗人有耳, 不自聞其過)라고 한 말도 이와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 좀더 직설적으로 표현한 이즈 테일러의 말을 들어보자.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은 없다”.
그렇다. 잘못은 누구나 범할 수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훌륭한 인품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을 고쳐서 같은 잘못을 두 번 다시 범하지 않는다면 이미 성인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끝으로 명나라 때 대 선비의 충고를 소개해 본다. “잘못을 범하지 않는 것이 고귀한 것이 아니라, 잘못을 능히 고치는 것이 고귀한 것이다”(不貴於無過, 而貴於能改過 - 王守仁).
 
※참고 :
過(지나칠 과), 而(말이을 이), 不(아닐 불), 改(고칠 개),
是(옳을 시), 謂(이를 위), 矣(어조사 의).
 
(2007. 9. 3. 탈고, 원고지 6.1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