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1(목) 한자&명언 休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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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1(목)
한자와 명언
(1454)
休 紙
*쉴 휴(人-6, 7급)
*종이 지(糸-10, 7급)
추석이 가까워지니 달은 점점 밝아지고, 가을 문턱에 들어서니 바람은 점차 맑아진다. 맑은 바람과 밝은 달, 즉 청풍명월(淸風明月)을 돈으로 계산하면 얼마나 될까? 먼저 ‘休紙’란 두 글자를 속 시원히 풀이해 본 다음에 한 시인이 따진 값을 알아보자.
休자는 ‘쉬다’(rest)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나무[木] 그늘 아래 앉아 쉬고 있는 사람[亻=人]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일손을 거두고 쉬는 것을 어찌 불편하다거나 좋지 않게 생각할 사람이 있으랴! 그래서 ‘그만두다’(let alone) ‘편안하다’(comfortable) ‘좋다’(good) 등으로도 쓰인다.
紙자는 ‘종이’(paper)를 뜻하기 위해 만들어진 글자다. 종이가 발견되기 전에는 실로 짠 비단에 썼기에 ‘실 사’(糸)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氏(씨)가 발음요소임은 坁(머무를 지)도 마찬가지다. ‘종이’ 말고 다른 뜻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休紙는 ‘못쓰게 된[休] 종이[紙]’가 속뜻이다. ‘허드레로 쓰는 종이’라 풀이하기도 한다. ‘화장지’(化粧紙), ‘폐지’(廢紙)라고도 한다.
중국 북송 시대 때 하주(賀鑄 1052-1125)란 사(詞)인이 청풍명월의 값을 논한 글이 있어 아래에 소개해 본다. 다들 머리를 끄덕이며 수긍할 듯!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이란 속담과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
“청풍명월의 값을 논하지 마시라!
근심있는 이에게는
몇 푼 못 받으리!”
淸風明月休論價,
청풍명월휴론가
賣與愁人直幾錢.
매여수인직기천
- 賀鑄.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종이&앱 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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