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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8. 25(월) 한자와 명언 終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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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속뜻사전
작성일25-08-26 09:50 조회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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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8. 25(월) 

한자와 명언(2186)   

  終 焉

*마칠 종(糸-11, 6급) 

*이에 언(火-11, 3급)


혹시 제문을 어떻게 쓸까? 고민해 보신 분이 계실까? 망자에게 편지를 쓴다는 기분과 마음으로 쓰면 된다. 먼저 ‘조카가 인생의 종언을 고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의 ‘종언’은 도대체 무슨 뜻인지 감을 잡을 수 없기에 ‘終焉’이라 한자로 옮겨서 그 뜻을 찾아본 다음에 당나라 대문호 한유가 쓴 제문에 나오는 명언을 소개해 본다. 


終자의 본래 글자인 冬자는 발꿈치 모양을 본뜬 것으로, 신체의 ‘끝’(end)이 본뜻이었는데, 4계절의 끝인 ‘겨울’(winter)을 뜻하는 것으로 더 많이 쓰이자, 그 본뜻은 실 사’(糸)를 첨가한 終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후에 終은 ‘끝내다’(finish) ‘마치다’(complete)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焉자는 ‘언새’(焉鳥)라는 새 이름을 적기 위해서 그 모양을 본뜬 것이었는데, ‘어찌’(why; how)라는 의문 어조나 ‘이에’라는 부사적 용법으로도 쓰이게 됐다.  


終焉은 ‘계속되던 일 따위가 이에[焉] 끝남[終]’이 속뜻인데, ‘없어지거나 죽어서 존재가 사라짐’을 이르는 것으로 많이 쓰인다. 


당나라 시인 한유는 조카를 추모하는 제문(祭文)에서 비통하고 애절한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하고픈 말은 다했지만, 

 그댈 그리는 정은 끝이 없구려!”

  言有窮而情不可終.

  언유궁이정불가종

   - 韓愈


● 필자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추신> 소설 삼국지에 감동적인 제문이 나옵니다. 주유가 죽으면서 “하늘이여! 주유를 낳았으면서 어찌 또 제갈량을 낳았나이까”(旣生瑜, 何生亮)란 유명한 명구를 남깁니다. 제갈량이 영원한 맞수였던 주유의 죽음을 한탄하며 지은 제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

오호! 공근이여! 이토록 일찍 세상을 떠나시다니 불행하기 짝이 없구려! 

사람의 운명이 하늘에 달려 있다고는 하나, 그대의 영면을 뉘라서 슬퍼하지 않으리오! 

이내 마음 또한 실로 애통하여 여기 술 한 잔 따라 올리니, 그대 영령이 있으시면 흠향하소서! 

그대 어렸을 적 백부(伯符, 손책의 字)와 사귀심에 의리를 중히 여기고 재물은 가벼이 여겨 남에게 집까지 내어준 미담이 떠오르오! 

그대 나이 스물에 붕새처럼 만리 먼길을 날아오를 뜻을 펼쳐 패업을 이루어 강남땅을 주름잡은 그대가 잊히지 아니하오! 

그대 장년에는 멀리 파구를 진압하여 경승(景升, 유표의 字)을 떨게 하고 적군을 토벌하여 나라를 평안하게 한 그대의 위업을 칭송하오!

그대 빼어난 풍채로 아리따운 소교의 배필이 되어, 한나라 신하의 당당한 사위로 조정에 한 점 부끄러움 없었음이 자랑스럽소! 

그대의 기개 남달라서 조조에게 볼모 잡히는 일을 미리 막아, 처음에는 날개를 펴지 않고 있다가 끝내는 힘차게 날아 오른 그 공훈을 존숭하오!

그대 파양을 지킬 때 친구 장간의 설득에 현혹되지 않고 잔을 높이 들어 넓은 아량과 높은 뜻을 펼쳐 보인 진정한 교분을 숭모하오!

그대 크나큰 재주로 문무를 겸비하여 화공으로 역적 조조를 무찔러, 강자를 무력하게 만든 위대한 업적을 추앙하오! 

당년의 그대를 생각하니, 참으로 영웅다운 자태에 영특한 인물이었거늘, 이렇게 일찍 떠나가시다니, 눈물이 앞을 가리오!

그대의 마음은 충의롭고, 그대의 기품은 신령스러워 수명은 마흔을 넘지 못하였으나 명성은 삼천 년을 드리우리라! 

그대를 애도함에 마음이 쓰라리고, 근심으로 창자가 끊어지고 간담이 서늘하여 비통함이 끊어지지 않는구려!

밝은 하늘이 어두워지고 삼군이 슬피 울고, 그대의 주공이 비통한 눈물을 흘리니, 친구들도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구려!

이 제갈량이 본래 재주가 없어 그대에게 엎드려 계책을 구하여 동오를 도와 조조를 무찔러 한나라를 보필하고 유황숙을 편안하게 하려던 일이 생각나오.

둘이 한 마음으로 서로 도와 함께 쌍을 이루면 살든 죽든 무슨 근심 무슨 걱정이 있었으리오?

오호! 공근이여! 이제 생사가 엇갈려 영영 이별하자니 그대의 곧은 정절이 아득하게 아득하게 멀어지는 것만 같구려!

영혼이 있으면 이내 심정 살펴 주옵소서. 이제 천하에 날 알아줄 이는 아무도 없구려!

오호! 슬프도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저의 성의를 보아 삼가 흠향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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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삼국지 공부방>의 본문방 57회 5화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짬이 나시면 함 들어와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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