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4(화) 한자&명언 離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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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7. 4(화)
한자와 명언 (1662)
離 合
*떨어질 리(隹-19, 4급)
*합할 합(口-6, 6급)
박목월의 서간문을 엮은 <구름의 서정>에 ‘풀렸다 다시 맺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오묘한 이합의 이치를 깨닫고…’라는 구절이 있다. 이 경우의 ‘이합’을 한글로는 뭔 말인지 짐작하기 어려우니 ‘離合’이라 옮겨 쓴 다음에 하나하나 속속들이 뜯어보자.
離자의 갑골문은 그물을 쳐서 새를 잡는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지금의 자형에서는 그 그물 모양에서 유래된 离(리)가 발음요소로 발전됐다(참고, 璃․유리 리). ‘새를 잡다’(catch a bird)가 본뜻인데, ‘벗어나다’(get out of) ‘떠나다’(depart)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合자는 뚜껑이 덮여진 그릇 모양을 본뜬 것으로 ‘그릇’(vessel)이 본래 의미였는데, 후에 이것이 ‘합치다’(join together) ‘모으다’(combine)는 뜻으로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그 본뜻은 盒(합)자를 따로 만들어 나타냈다.
離合(이:합)은 ‘헤어짐[離]과 모임[合]’을 이른다. ‘헤어졌다[離] 합치고[合] 모였다[集] 흩어졌다[散]’함을 이르는 ‘이합집산(離合集散)’의 준말이다.
안타깝고 애석하지만 인간 세상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가난을 탓하지 말고, 자신을 탓하고 스스로 힘써 노력할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가난하고 천해지면 친척도 떠나가고,
부유하고 귀해지면 남들도 몰려온다.”
貧賤親戚離, 빈천친척리
富貴他人合. 부귀타인합
- 馮夢龍(1574-1646).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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