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2(목) 한자&명언 標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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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2(목)
한자와 명언 (1584)
標 示
*표할 표(木-15획, 4급)
*보일 시(示-5획, 5급)
‘경계 표시/가격 표시’의 ‘표시’와
‘성의 표시/애정 표시’의 ‘표시’가
무슨 차이인지를 한글로는 알 수 없다. 한자로 써 봐야 비로소 구별이 가능하다. 먼저 ‘標示’란?
標자는 나무의 꼭대기 줄기, 즉 ‘우듬지’(treetop)를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나무 목’(木)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票(불똥 튈 표)는 발음요소다. 후에 ‘표적’(a target) ‘표시’(a mark) ‘목표’(an aim)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示자는 神主(신주) 모양을 본뜬 것으로, ‘신주’(a memorial tablet)가 본래 의미다. 福이나 禍를 주관하는 조상신이나 하늘의 뜻이 제사를 통하여 나타난다고 여겼기에, ‘나타내다’(appear; show) ‘보이다’(let see)는 뜻으로도 쓰인다.
標示는 ‘우듬지[標]같이 잘 보이도록[示]함’이 속뜻인데, ‘잘 알아보도록 문자나 기호로 나타냄’을 이른다. 그렇다면 ‘가격 표시’의 ‘표시’가 이에 해당함을 금방 알 수 있다. 음이 같은 表示는 ‘겉[表]으로 드러내어 보임[示]’을 이르니, ‘성의 표시’의 ‘표시’가 이에 해당된다. 이렇듯 한자의 속뜻을 알면 음이 같은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를 쉽게 분간할 수 있다.
중국 남송시대 문학평론가인 엄우가 지은 ‘창랑시화’이란 책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글을 말끔하게 쓰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꼭 알아두어야할 명언이다.
“말은 깔끔해야 귀티가 난다.
흙탕물 같은 군말이 섞이면 안 된다.”
語貴脫灑, 어귀탈쇄
不可拖泥帶水. 불가타니대수
- 嚴羽의 ‘滄浪詩話’.
*拖: 끌어당길 타.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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