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4(화) 한자와 명언 衆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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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4(화)
한자와 명언(1887)
衆 智
*무리 중(血-12, 5급)
*슬기 지(日-12, 4급)
‘중지를 모아서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의 ‘중지’를 衆智라 써야
할지 아니면 衆知라 써야 할지 헷갈린다는 질문에 답해 본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술이 아니고 질문이다.
衆자는 따가운 햇살[日→血] 아래에 노동을 하던 여러 사람[人+人+人]의
노예들을 그린 것으로 ‘무리’(crowd)란 뜻을 나타낸 것이었다.
후에 ‘많은 사람’(the masses) ‘수가 많다’(numerous)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智자는 남이 말하는 것[曰․왈]을 잘 아는[知․지] ‘슬기’(wisdom; intelligence)를
뜻한다. 물론, 知(알 지)는 발음요소도 겸하니 이중효과가 있는 셈이다.
衆智(중:지)는 ‘여러 사람[衆]의 의견이나 슬기[智慧]’를 이른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지를 모아야 한다’의 ‘중지’가 이에 속한다. ‘衆知’라 쓰면 ‘많은 사람[衆]이
다 앎[知]’을 이르며, ‘그것은 중지의 사실이다’의 ‘중지’가 이에 속한다.
따라서 맨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衆智’이다. 이렇듯 한자어는 형태 분석이 잘 되기 때문에 결코
어려운 말이 아니다. 반면에, 순우리말인 ‘슬기’는 형태 분석이 안 된다.
즉 {슬}이 무슨 뜻이고, {기}가 무슨 뜻인지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없다.
아무튼, 양(量)과 질(質) 가운데 어느 것이 우위일까? 절대적인 어느
것이 낫다고 말하기 어렵다. 참고로 ‘회남자(淮南子)’에 나오는 말을 아래에 옮겨 본다.
“사람이 많으면 승냥이도 잡아먹고,
승냥이가 많으면 사람을 잡아먹는다.”
人衆則食狼, 인중즉식랑
狼衆則食人. 랑중즉식인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우리말 속뜻 논어> 편역자
(jeonkj@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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